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코시프인사이트>를 선보입니다. 🎤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에서 ESG와 우리 사회 지속가능성에 대한 여러 시각을 담은 비정기 시리즈 <코시프인사이트>를 선보입니다.
시작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양춘승 상임이사와 함께한 인터뷰입니다. ESG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2007년부터 KoSIF는 이를 연구하고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선언의 시대를 지나 전환을 앞둔 지금, 한국 ESG가 지나온 주요 순간을 돌아보고 우리에게 필요한 다음 과제를 함께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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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ESG 지형의 결정적인 '변곡점'
-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평가
- 금융위원회의 ESG 의무공시 로드맵과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시사점
- ESG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 한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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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한국 ESG 지형의 결정적 '변곡점'으로 꼽을 수 있는 사례는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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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를 2008년 한국에 도입한 일입니다. CDP는 기후변화, 물, 산림, 생물다양성 등 환경 관련 정보를 기업이 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세계 유일의 독립적인 ‘환경정보공개 플랫폼’이자 금융기관 주도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전까지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포함되어 기업 정보공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기업 활동을 고려하면 별도의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KoSIF는 CDP의 한국 도입을 추진했고, 당시 수행기관이던 아시아지속가능투자협회(ASrIA)를 설득해 한국 프로그램을 출범시켰습니다. 그 결과 현재 약 700여 개 국내 기업이 기후 등 환경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포럼이 수행하고 있는 CDP가 기업의 기후 대응과 기후공시 능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다음은 국민연금이 ESG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 마련에 기여한 일입니다. 우리 포럼은 국민연금이 자본시장과 기업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보고 관련 입법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15년 국민연금법 개정에 일조해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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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금융 시장 차원에서의 변화도 짚어주신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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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탈석탄 금융기관’을 최초로 조직하여 탈석탄 금융을 한국 사회의 주요 의제로 만든 일입니다. 2021년에는 P4G 서울 정상회의(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을 앞두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지지 선언’을 통해 112개 금융기관이 탈석탄 선언, TCFD 지지, CDP 가입 등을 추진하도록 이끌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후금융의 주류화를 이끈 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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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공정 전환,
구호 아닌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으로 제시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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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로 최종 확정한 바 있습니다. 이 목표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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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만 보면, ‘목표 상향’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정책의 가치는 숫자가 아니라 ‘경로’와 ‘이행’에서 판가름 납니다.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 결정한 목표겠지만, 현재 제시된 국가 감축 목표는 세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먼저, 53~61%라는 범위형 목표입니다. 이러한 폭은 정치적 여지를 남길 뿐 시장은 통상 하한선(53%)를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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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수치와 더불어 2050년까지 매 5년의 연차별 탄소예산을 못 박고, 편차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목표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합니다. 결국 자본을 움직이는 것은 목표가 아닌 경로의 신뢰성입니다.
둘째, 전력 전환의 ‘지도’가 비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무엇을, 언제까지’라는 구체적인 경로가 제시되지 않으면 기업과 금융은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정부도 전력, 산업, 건물, 수송 등 부문별 수단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하루빨리 구체적인 목표를 수치로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산업의 공정전환은 구호가 아니라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으로 제시되어야 합니다. 철강(수소환원), 시멘트(클링커 감축·대체연료), 석화(전기화·열회수), 반도체·배터리(무탄소 전력 조달) 등 업종별 최적가용기술(BAT) 보급곡선을 공개하고, 이를 지원할 정책금융, 보증, 세제, 그린프리미엄 등을 패키지로 설계해 톤당 감축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해야 합니다. 선언 대신 라인 교체 일정표와 자금 구조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수요관리와 정의로운 전환도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특히 ‘누구도 뒤처지게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수사(修辭)가 아니라 예산과 제도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후 대응 거버넌스도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경로 관리자’, ‘데이터 허브’, 그리고 ‘재정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전환을 이끄는 핵심 엔진이 되도록 권한과 책임을 충분히 부여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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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금융-산업정책 함께 작동하는 통합 접근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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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최근 금융위원회가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 ESG 의무공시 로드맵과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그리고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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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ESG 의무공시 로드맵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자산 규모 30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2028년(FY27년)부터 기후공시 의무화를 시작하고, 스코프3는 그로부터 3년 유예해 2031년부터 공시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공시채널은 거래소 공시로 시작해 이후 법정공시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초안에 대한 여론 수렴을 거쳐 4월 중 확정될 예정이지만, 전반적으로 정책 추진 속도가 늦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특히 초기 대상 기업이 58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공급망 경쟁국인 일본과 비교해도 훨씬 뒤처지는 로드맵입니다. 이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이 200개 넘는 상황에서 의무 공시를 늦추는 정책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준비를 이미 마친 일류 기업조차 3류 기업으로 만드는 반기업적 조치입니다. 기후경제 체제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산업과 기업, 금융이 함께 기후친화적인 방향으로 체질을 바꿔야 하는데, 현재의 느슨한 공시 로드맵으로 이런 변화를 충분히 촉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기후공시는 사실 저탄소 경제로 ‘전환’을 의미합니다. 전환금융은 기업들의 기후정보에 의존합니다. 금융위원회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기후금융을 790조 원으로 확대하고 전환금융 가이드라인도 발표했지만, 정작 금융기관의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이 되는 기후정보 공시 의무화 대상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접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환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탄소고착화와 그린워싱을 방지하는 일입니다. 또 정부가 코스피 5000 달성을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기업의 기후 대응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에서 공시 체계가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4월 확정안 발표 때에는 이러 점들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기대합니다.
전환금융은 단일 정책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공시-금융-산업정책이 함께 작동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먼저 ESG 의무공시를 조기에 법제화하고, 탄소가격제를 도입하며, 산업구조 전환 로드맵을 만들고, 금융 관행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정합성을 가지고 시행될 때 비로소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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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작동 규칙,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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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새로운 자본주의로 ‘ESG 자본주의’를 제시하셨는데, 이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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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하는 ‘ESG 자본주의’의 핵심은 자본주의를 완전히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작동 규칙을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자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ESG가 기업의 수익을 올리는 수단(tool)이 아닌 시장 경제를 규정하는 규칙(rule)로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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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생존의 조건’ 자체가 위협받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눈부신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룩했지만, 현실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훼손 등으로 인류의 생존 기반이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 집필한 ‘ESG 자본주의’라는 책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지난 250여 년 동안 자본주의는 몇 가지 신화에 기대어 발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자본의 무한 대체 가능성 △절대적 탈동조화(decoupling) △시장가격 만능 △기술 만능 △GDP=복지라는 신화들입니다. 특히 기후, 생물다양성, 담수와 토양의 흡수력 등 인류 생존의 기반이 되는 자연자본은 한 번 임계점을 넘으면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그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이러한 한계를 고려할 때 기존 경제 시스템의 작동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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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결국 이러한 논의는 한국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와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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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위기와 심각한 불평등 역시 이러한 경제 시스템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경제 시스템에서는 환경 파괴나 사회적 비용 같은 것들이 경제 시스템 내부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그 부담이 사회 전체로 전가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시하는 ESG 자본주의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를 기업의 윤리나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의 핵심 작동 원리로 내재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ESG가 단순한 보고서나 평가 기준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 자본 비용, 기업 가치 평가, 공급망 관리, 경영 전략 같은 자본 배분과 기업 경영의 기준이 되는 경제 질서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리스크와 사회적 책임, 장기적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면서 경쟁하게 됩니다. 결국 ESG 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지속가능하게 작동하도록 그 규칙을 업그레이드하자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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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SG와 지속가능금융이 제도화 단계에 들어선 지금, 중요한 것은 선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실제 이행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경로와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공시와 금융, 정책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전환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1편에서는 한국 ESG의 현재와 과제를 중심으로 양춘승 상임이사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KoSIF가 어떤 문제의식 속에서 창립되었는지, 그리고 창립 20주년을 앞둔 KoSIF의 비전에 대해 살펴봅니다. 2편 자세히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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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ESG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바꾸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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